현업의 경험을 학문적으로 정리하고, 기술이 사업 가치로 이어지는 과정을 탐구해온 임유미 원우.
오픈이노베이션 실무와 MOT에서의 배움을 접목해 전문성을 넓혀온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1. 현재 현대자동차그룹(기아)에서 담당하고 계신 역할과 주요 업무 영역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현대자동차·기아 미래전략본부에서 오픈이노베이션 업무를 담당하며,
외부의 유망한 기술과 그룹의 사업을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업무는 크게 네 가지 흐름으로 이어집니다. 먼저 초기 단계의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동시에 현업 부서의 기술 니즈를 구체화하며 중장기 기술개발 로드맵을 센싱합니다.
이후 발굴한 기술과 현업의 수요를 연결해 현대자동차그룹 각 사업부서와의 연계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그 성과를 대외에 공유하거나 새로운 사업 기회로 확장하기 위한 쇼케이스를
기획·운영하는 등 다양한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업무를 수행하며 가장 크게 느끼는 점은 좋은 기술을 발굴하는 것과 그 기술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조직과 사람을 연결하는 데에는 서로 다른 역량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기술 자체의 우수성만큼이나,
해당 기술이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접점을 설계하는 과정이
오픈이노베이션의 핵심이라는 점을 매번 실감하고 있습니다.
출처: 현대자동차그룹 웹사이트(링크)
2. 실무 경험을 쌓아오시는 과정에서 MOT 진학을 결심하게 된 계기와,
기술경영 커리큘럼을 선택하신 이유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오픈이노베이션 업무의 특성상 새로운 기술과 시장의 흐름을 누구보다 빠르게 접하게 됩니다.
다만 어느 순간, 제가 따라가고 있는 것이 ‘트렌드’일 뿐 ‘축적’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년 새로운 키워드를 쫓고 있지만, 이를 해석하는
저만의 기준은 좀처럼 단단해지지 않는다는 갈증이 있었습니다.
기술을 판단하는 안목뿐만 아니라, 경영과 산업의 관점에서 그 기술의 가치를 설명할 수 있는 언어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은 현업 경험만으로는 충분히 채우기 어려운 영역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기술경영을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기술경영은 기술 자체를 깊이 파고드는 학문이라기보다,
기술이 조직과 시장을 거치며 어떻게 가치로 전환되는지를 다루는 학문이라는 점에서
제가 매일 실무에서 마주하는 문제와 정확히 맞닿아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경험으로 체득한 것들을
학술적인 틀 위에서 다시 정리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MOT 진학으로 이어졌습니다.
3. MOT에서의 학습 경험 중 현재 실무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었다고 느끼는 수업이나,
인상 깊었던 학습 방식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은 「디지털서비스혁신」입니다. 팀 프로젝트를 통해
트래블월렛 서비스를 분석하고 새로운 부가서비스를 제안했는데, 단순히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용자의 문제를 발견한 뒤 그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와 사업 전략까지 연결해보는 과정이었습니다.
이 수업을 통해 가장 크게 배운 것은 문제를 구조적으로 바라보는 사고방식이었습니다.
지금도 사업계획을 검토하거나 새로운 과제를 제안할 때면 당시 익힌 접근 방식을 자연스럽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수업은 「특허전략」입니다. 당시에는 특허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었지만,
기본 개념부터 실제 출원 및 분쟁 사례까지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후 실무에서 현업 부서와 스타트업이 공동으로 IP를 출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는데,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양측의 입장을 이해하고 논의의 흐름을 따라가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배운 내용을 실무에 직접 적용해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 있는 수업이었습니다.
4. 바쁜 업무 일정 속에서도 학업을 꾸준히 병행할 수 있었던 본인만의 시간관리 방법이나 학습 노하우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거창한 비결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다만 퇴근 이후의 시간을 학업을 위한 기본 시간으로 정하고,
가능한 한 그 원칙을 꾸준히 지키려고 했습니다. 논문을 준비하는 시기에는
일주일에 3~4일 정도 밤늦게까지 작업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단순히 수면 시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버티기보다는 점심시간이나 출퇴근 시간을 활용해 틈틈이 휴식하며 생활 리듬을 유지하고자 했습니다.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깨달은 것은 모든 시간을 빈틈없이 채우는 것보다,
집중해야 할 시간과 쉬어가야 할 시간을 스스로 구분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점이었습니다.
하루를 무조건 길게 쓰려 하기보다 자신의 리듬 안에서 지속 가능한 방식을 찾는 것이
결국 학업을 끝까지 이어갈 수 있었던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5. 원우 또는 교수님들과의 교류 과정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경험이나,
개인적으로 큰 배움을 얻으셨던 부분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MOT에 진학하는 많은 분들이 새로운 네트워크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계실 텐데,
저 역시 비슷한 기대를 품고 입학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학교생활을 통해 얻게 된 것은 단순한 인적 네트워크를 넘어,
서로의 성장을 자극하고 지지해 주는 동료들과의 관계였습니다.
특히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원우들이 학업에 임하는 태도였습니다. 모두가 각자의 현업에서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꾸준히 수업에 참여하고 연구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며 많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익숙한 일상에 머물러 있던 저에게도 새로운 긴장감과 성장의 동기가 생겼고, 혼자였다면 쉽게 지치거나 포기했을 순간에도
함께 공부하는 동료들이 있었기에 끝까지 학업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지도교수님이신 권규현 교수님께도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학기 중은 물론 방학 기간에도 지속적으로
연구 방향을 함께 고민해 주셨고, 실무에서 막연하게 느끼고 있던 문제의식을 구체적인 연구 질문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세심하게 지도해 주셨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현업의 경험을 학문적인 관점에서 다시 바라보고 정리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6.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커리어 확장을 고민하며 MOT 진학을 고려하고 있는 예비 원우들에게,
선배로서 전하고 싶은 조언이나 메시지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저 역시 현업과 개인적인 일상을 병행하며 진학을 오랫동안 고민했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한 가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어떤 선택이든 계속 마음에 남고 고민이 된다면,
결국은 시작하는 쪽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실무 경험만으로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성장은 현재 맡고 있는 업무의 범위 안에 머무르기 쉽습니다.
MOT는 일을 이어가면서도 기존의 경험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고,
보다 넓은 사고방식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무엇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치열하게 일하고 있는 원우들과 함께 배우며
제 자신을 돌아보고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자극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준비가 완벽해질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관심이 있다면 먼저 한 걸음 내디뎌 보셨으면 합니다.
돌아보면 저에게도 그 선택은 충분히 의미 있었고, 앞으로의 방향을 넓혀 준 결정이었습니다.